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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감정을 수치로 바꾸는 사회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잃고 있는가 (올림포스9대변별 QN40-유형 2번)

by 키스톤에듀 2025. 6. 12.

1.  감정이 수치로 바뀌고 있는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등굣길의 미소마저 점수로 측정되는 시대, 감정은 데이터가 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 감정조차 숫자와 데이터로 측정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SNS에서는 좋아요 수로 감정의 크기를 판단하고,

학교나 기업에서는 인공지능을 이용해 얼굴 표정으로 감정 상태를 파악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은 감정의 데이터화(datafication of emotion)라고 불리며, 단순히 기술이 발전하고 있다는 뜻을 넘어,

인간 심리의 본질적인 방식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실제로 어떤 학교에서는 AI 출석 시스템이 도입되어, 등교하는 학생의 표정을 분석하고 ‘오늘의 감정 상태’를 자동으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웃는 얼굴은 ‘긍정적’, 무표정은 ‘부정적’으로 분류됩니다. 하지만 전날 밤늦게까지 공부해 피곤했던 학생이 무표정했을 뿐인데, 감정이 부정적으로 기록되는 일이 생기기도 합니다. 이는 표정만으로 감정을 판단하는 시스템의 한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2.  얼굴로 감정을 판단하는 기술이 일상에 스며들고 있습니다.

진짜 감정은 표정 너머에 있고, 숫자로는 다 담을 수 없습니다.

 

 

요즘 기술은 얼굴 인식, 심장 박동, 목소리 떨림과 같은 생리학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감정을 분석하고 있습니다. 기업들은 고객의 표정을 분석해 제품에 대한 감정 반응을 파악하고, 유튜브나 넷플릭스는 영상 시청 데이터를 분석해 사용자의 감정 반응을 예측합니다.

예를 들어, 슬픈 장면에서 오래 멈춰 있으면 감성적 성향으로, 액션 장면을 반복해서 보면 흥분 반응으로 분석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배경 음악이 좋아서 멈췄을 수도 있고, 집중이 안 돼 다시 본 것일 수도 있죠. 기계는 행동만 보고 감정을 추론하기 때문에 오해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러한 방식은 감정의 수치화(quantification of emotion)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으며, 점점 더 많은 영역에 적용되고 있습니다.

 

 3. 감정의 ‘질적인 차원’은 수치로 환원되지 않고 있습니다.

겉은 웃고 있지만, 내면의 감정까지는 기계가 알지 못합니다.

 

 

이 글에서 가장 강조하고 있는 부분은 바로 이것입니다. 기술은 감정의 외적 표현, 즉 표정이나 생리 반응만을 분석할 뿐, 감정이 어떻게 느껴지는지에 대한 ‘경험적 차원(experiential dimensions)’담아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감정은 단지 얼굴에 드러나는 것이 아닙니다. 기쁨, 슬픔, 분노 같은 감정들은 개인의 기억, 맥락, 관계, 문화적 배경 속에서 느껴지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미소를 짓고 있다고 해서 진짜 행복한 건 아닙니다. 억지 미소일 수도 있고, 남을 안심시키기 위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AI는 그런 차이를 판단하지 못합니다.

또 다른 예로, SNS에서 슬픈 글을 올렸지만 반응이 적을 때, "내 감정은 별로 중요한 게 아니었나?"라고 느끼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처럼 우리는 감정의 진정성보다 숫자 반응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게 되었고, 감정조차 데이터의 일부처럼 느껴지는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4. 심리학도 감정을 계산하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면접장의 긴장감조차 데이터가 되고, 감정은 평가 대상이 됩니다.

 

 

심리학은 오랫동안 인간의 ‘이성적 사고’나 ‘문제 해결 능력’ 같은 인지(cognition)에 초점을 맞춰 왔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감정(emotion)정서(affect)도 분석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 인공지능과 결합된 심리학 연구에서는 감정까지 계산 가능한 데이터로 전환하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습니다.

일부 기업에서는 AI 면접 프로그램을 활용해 지원자의 표정, 말투, 시선 등을 분석하여 ‘신뢰도: 85%’, ‘자신감: 70%’ 같은 수치를 만들어냅니다. 하지만 긴장해서 말이 느린 사람이나, 낯을 가리는 사람은 실제 능력과 무관하게 낮은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감정은 맥락이 중요한데, 기계는 이를 고려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처럼 심리학이 점점 계산 중심(computational move)으로 나아가면서, 감정은 더 이상 인간의 주관적인 경험이 아니라, 분석 가능한 수치로 취급되고 있습니다.

 

5. 감정에 대한 새로운 문화적 인식이 형성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감정을 점점 더 숫자와 알고리즘으로 이해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감정을 분석하는 기술은 단지 연구나 기업에서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일상 속 문화적 의식(cultural consciousness)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감정을 ‘측정 가능한 것’으로 여기게 되면서, 사람들은 감정을 표현할 때조차 "이건 얼마나 진한 감정일까?",

"이걸 말하면 사람들이 몇 개의 ‘좋아요’를 눌러줄까?" 하는 식으로 데이터적 사고에 익숙해지고 있습니다.

이런 사회적 변화는 우리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이젠 감정도 좋아요 수로 확인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기술이 감정을 읽을 수는 있지만, 감정의 깊이까지 이해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우리는 지금, 감정을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분석’하고 ‘측정’하려는 사회 속에서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